희귀 17세기 회화 수출 금지

흑인 여성과 백인 여성을 쌍으로 그린 17세기의 회화에 대해서, 영국 당국이 이번에, 국외 유출의 리스크를 줄이는 목적으로 수출 금지 조치를 강구했다.

작자 미상의 이 그림은 영국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부(DCMS)의 지난해 12월 10일 성명에서 매우 희귀하다고 평가 받았으며, 평가액은 27만 2800파운드(약 4억 3천만원)에 이른다. 수출 금지 조치는 올 3월 9일까지 계속되지만, 이후에는 영국 내 구입자가 구입하지 않는 한 국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그림의 제목은 "두 여성의 우의화, 영국파". 흑인 여성과 백인 여성의 모델을 똑같은 의복, 머리 모양, 보석, 화장을 한 2인 1조의 존재로 그렸다.

1650년대의 그림에서 흑인 여성이 모델로 묘사되는 사례는 상당히 드물었다. 종속적인 입장에 있는 아이가 아니고, 성인 흑인 여성이 그려지는 것은 특히 드물고, 성명에서는 "당시의 인종과 젠더에 대해 중요한 논의"를 환기하는 것이라고 하고있다.

이 그림이 또 하나 독특한 것은, 여성 두명이 비슷한 "뷰티 패치"를 달고 그린 점이다. 17세기 당시에는 얼굴 화장에 사용하는 이런 종류의 장식품이 유행이었다. 성명에 따르면, 얼굴 모양은 교만의 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림의 작풍은 당시 인기가 있었던 목판화와 관련이 있다. 모두 구성이 우의적이고, 풍자시 설교 팜플렛의 연결고리를 지적할 수 있다.

스티븐 파킨슨 예술장관은 이번에, 예술작품 및 문화재 수출에 관한 심사위원회의(RCEWA) 도움을 받아, 수출 금지를 결정. RCEWA는 독립기관으로, 국가적 중요성을 갖는 물품에 대해 치우치지 않는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파킨슨 씨는 "이 매력적인 회화는 인종과 성전환이라는 중요한 영역을 포함해, 17세기 잉글랜드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지적. "보다 많은 사람이 연구나 논의에 참가할 수 있도록, 나라를 위해서 이 그림을 구입하는 갤러리나 미술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하고 있다.

RCEWA 위원을 맡고 있는 피파 셜리 씨와 크리스토퍼 베이커 씨도 성명에서, "이 작자 미상의 그림은 흑인과 백인 여성을 동등한 지위에서 그린 17세기 작품으로, 영국 예술에서는 매우 드물다. 우리가 아는 한 실존 인물의 초상화가 아니라, 새겨진 문구를 통해 화장품 사용을 비난하는 엄격한 도덕성을 설파 한 그림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당시 유행했던 공들인 뷰티 패치가 화두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적으로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여성과 패션, (두사람의 병치를 통해) 인종데 대한 당시의 통념을 매력적인 형태로 전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처음 떠오른 작품이고, 관련 작품은 다른 한 가지만 알려진 것. 또 17세기 영국의 흑인문화 조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점을 감안하면, 그림의 의미를 폭넓게 연구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국내에 두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또 다른 연구 결과, 동시대의 예술작품이나 글과의 관계나 그림 제작이나 사용 목적이 판명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