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원래 수명은 38세? DNA 해석을 통한 척추동물의 수명 추정

DNA를 해석함으로써 동물의 수명을 추정하는 방법에 의하면, 인간이 하늘로 부터 받은 살 수 있는 기간은 본래 38년 정도인 것 같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의 분자생물자 벤저민 메인 씨 등이, "Scientific Reports"에 게재한 연구에서는, 동물이 나이가 들수록 DNA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수명을 추정하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 종마다 크게 다른 척추동물의 수명

동물은 나이가 들수록 생물학적 기능이 쇠약해지는데, 이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길이가 제한된다. 이는 생의학적으로도 생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동물이 도대체 얼마의 기간을 살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DNA는 생명의 설계도인데, 그렇다면 이것을 조사하면 노화나 수명이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수명 차이를 설명하는 DNA 배열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더구나 척추동물의 수명은 크게 다르다. 8주밖에 살지 못하는 피그미고비라는 작은 물고기가 있는가 하면, 400년 이상 산 청상어 같은 것도 있다.

■ 수명을 파악하는 의의

이런 야생동물이 본래 가진 수명을 파악하는 것은,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보전하는 데 필수적인 일이라고 하고, 가령 멸종위기종이라면, 수명부터 종을 존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개체 수를 추측할 수 있다. 어업과 같은 산업이라면 어획량 제한을 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동물의 수명은 불분명한 상태이며, 일단 추정되고 있었다고 해도, 그 대부분은 사육된 소수의 개체에 근거하는 것일 뿐이다. 연구자보다 오래 사는 동물이라면 수명을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 DNA 타이머 "DNA 메틸화"

최근 몇 년간, "DNA 메틸화"라는 DNA의 특수한 변화를 이용함으로써, 동물의 나이를 추정하는 "DNA 타이머"가 개발돼 왔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의 배열은 그대로 두고, 그 활성불활성을 제어하는 것이고,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특정 유전자의 DNA 메틸화가 영장류 등 일부 포유류의 수명 상한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동물의 수명을 추정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 메인 씨 등의 연구진이다.

이들은 공개된 척추동물 252종의 게놈(유전정보 전체를 말하는 것)을, 지금까지 알려진 동물의 수명과 비교해 봤다. 그리고 이 비교 데이터를 통해 42개의 특정 유전자에서 생기고 있는 DNA 메틸화를 살펴봄으로써, 척추동물의 수명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 거북이는 120년, 고래는 268년.....사람은?

이 방법을 사용하면,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사는 동물이나 오래전에 멸종된 종의 수명을 추정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포유류, 북극곰의 수명은 268년인데, 이 추정치는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령 개체보다 57년이나 길다.

또한, 멸종한 매머드의 수명은 60년으로, 65년으로 추정된 현생 아프리카 코끼리와 비슷한 길이이고, 2012년 멸종한 핀타 코끼리거북은 120년. 참고로 이 종의 마지막 개체가 된 론섬 조지는, 112세에 죽었기 때문에 다소 일찍 죽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친척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수명은 37.8년이다.

그리고, DNA의 해석 결과에 의하면, 우리 인간의 "자연적인" 수명은 38년이라고 하지만, 의학의 진보와 라이프스타일 향상 덕분에, 우리는 이번에 유일한 예외로 그보다 배 이상 살 수 있다고 한다.

다른 동물도 게놈만 알면, 똑같이 수명을 추정할 수 있는데, 생태학적으로도 보전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보다 적절한 야생동물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