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핀란드 전사는 남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논 바이너리"였을 가능성

핀란드에서 발견된 1000년 전 묘지가 재조사된 결과, 매장된 인물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전형적인 이분법(바이너리)에 얽매이지 않는 논바이너리였을 가능성이 드러났다고...

신체적 성에 관계없이, 남녀 이원론에 얽매이지 않는 논바이너리는 오래 전부터 있었고, 적어도 핀란드에서는 그 존재가 차별의 대상이 되거나 편견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유해는 정중하게 매장되어 있고, 중세 초기 철기시대를 살았던 이 인물은 주변에서 인정받고 제대로 존경을 받았음을 알 수 잇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당시 사람들의 사회적 정체성은 성별로 판단되지 않고, 다른 잣대로 측정됐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 있다고 한다.

 


■ 1000년 전 청동 자루의 검

1968년 핀란드 Suontaka Vesitorninmaki에서 진행하던 수도관 공사 현장에서 거의 1000년 된 자루가 청동으로 만든 검이 발견됐다.

이를 계기로 발견된 무덤에는 보석장식이 담겨 있으며, 시신은 당시의 일반적인 여성의 복장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외로 무덤에는 보통이라면 남성의 사체와 함께 넣을 수 있는 1자루의 칼(2자루라는 해석도 있다)도 매장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이 무덤에는 중세 초기에 존재했던 강력한 여성 지도자나 여군이 매장되었거나 또는 사실은 2인분의 무덤으로 여성과 남성이 함꼐 매장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 시신에 남성에게 일어나는 성염색체 이상 발견

그러나 지난해 투르크 대학(핀란드)의 연구진이, 땅속에서 발견된 DNA의 해석을 시도하고, 그 결과를 "European Journal of Archaeology"에 발표.

그에 의하면, 어느 쪽의 설도 부정하는 결과였다고 하다.



DNA는 많이 손상됐지만, 분석 결과 그 성염색체가 XXY로 밝혀졌는데, 클라인펠터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클라인펠터증후군은, 남성에게 일어나는 성염색체 이상으로, 일반적인 XY 염색체 외에 더 많은 X염색체가 있다.

이 때문에 해부학적으로는 남성이면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체형이 갸날프고 여자처럼 유방이 부풀어 오르는 특징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극히 경미하고 거의 눈치채지 못한 케이스도 많고, 클라인펠터증후군이라고 해서 논바이너리는 아니다.

 


■ 사회적 정체성은 성별과는 별도로 형성되어 있었다?

연구팀의 우라 모이라넨 씨에 따르면, 매장된 시신은 당시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이 기존의 성별과는 별개로 형성돼 있었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일 수 있다고 한다.

"만일 그 인물에게 클라인펠터증후군의 특징이 뚜렷이 나타나 있었다면, 중세 초기에는 엄격한 여성과도 남성과도 섞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무덤의 매장품을 통해, 이 사람이 받아들여졌을 뿐만 아니라, 존경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물학적인 성별이 사람의 정체성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의 연구에서는, 시신과 함께 묻힌 칼이 청동자루를 가진 것으로, 다른 한 자루는 나중에야 수습했을 것이라는 점도 밝혀지고 있다.

이것도, 매장되었던 인물이 커뮤니티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하고, 사람들이 그 추억을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